찬비 내리고 - 편지 1

 

   / 나희덕

 

 

우리가 후끈 피워 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 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 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아프게 앓아야 사랑 이죠?

 그 아픔이 사랑을 더 맹목적이게 한다고 해도....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있어야 할것 같습니다

시들기 직전의 꽃이 내지르는향기와 같이,

마음껏 향기로울 수없는 향기 같이

향기로움의 극점에 서 ....

 

  

 

 

 

 

 

 


 

 


Patoma 비가내리네 (Raining Ver...)
Haris Alexi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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