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
/ 이해리
사랑
때가 되었다고 오는 것은 아니네
손꼽아 기다린다고 오는 것도 아니네, 춘삼월
활짝 핀 살구꽃 속으로 뛰어드는
눈, 눈, 눈, 눈보라...
연분홍 꽃잎 속에 소복소복 쌓인 수정빛 백설!을그대
본 적 있는가飛天하는 무희들의 쉬폰 자락보다 얇은 꽃잎이
파르르 떨면서 보듬고 있는
머언 먼 설원(雪原)의 난간(欄干)을
사랑 말고 다른 이름 붙일 수 없네
눈 그친 사나흘 후에도
꽃잎 위에 아슬히 포개 누워
애잔하게 타고 있는 차갑고 하얀 불
꽃도 무너지면 두렵겠지,눈도 불꺼지면 서럽겠다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하지 않은 일
두근거리며 후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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