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누군가 잃어버린 퍼즐 조각들

 

 

                / 허영숙

 

 

바다에 풀린 달이 하얀 길을 낸다,

그 길을 따라 물이 온다

갯벌에 발목만 담그고있던 바다의 밑그림들이 술렁거린다

오늘은 달도 만조가 되는 날

포구의 밤풍경이 비로소

다 맞추어지기 까지 보름이 걸렸다

 

다시 물이 온다

 얼마나 많은 섬을 훑고 돌아다녔는지

철벅철벅 오는 걸음이 느리고 무겁다

 

오래전 너는 내게 맞물렸던 한 조각,

폭풍우 같은 시절이 지날 때

너는 훌훌 뭍을 떠나 섬이 되어 숨었다

섬과 섬을 기웃거리며 다녀도 보일 듯 말 듯 한 하얀 종아리,

수많은 섬들 중에

익숙한 네 무릎도 볼 줄 모르는 나는

너를 이해하는데만 반생이 걸렸다

 

너는 거기서 나는 여기서 조금씩 낡아간다

그러므로 내가 너를 찾았을 때는

헐렁해진 거리를 힘들어 할지도 모르는 일

 

시간을 뒤엎어 다시 끼워 맞추면

그때는 네가 보일까,

텅 빈 해안선

둥글게 굽은 옆구리에

억지로 제 몸을 들이미는 달빛,

  

 

 

 

 

 

 

 

 

 

  Nemorino romca ㅡ Szentpeteri Csilla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