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친구님 눈 먼 새들의 사각지대 / 전건호 한 치 앞을 분간 못하는 나와 등잔 밑이 어두운 당신 눈만 뜨면 채널을 다툰다 자막이 보이지 않는 나는 눈 뜬 장님이 되어 인상을 찌푸리고 바늘귀 못 꿰는 당신은 내 신문 활자에 까막눈이라 손톱을 물어뜯던 오랜 습관 대로 마음을 들볶는 인파이터와 먼 산만 바라보는 아웃파이터의 시계는 극과 극으로 벌어지고 이정표를 못 읽어 삼천포로 빠진 날들 깊어만 간다 서로 날을 세울수록 캄캄하게 밀려드는 계단 실밥 풀린 줄도 모르는 당신이 눈치 주는 사이 어두운 미로의 소실점에서 헛발 디딘 달이 기운다 눈앞 풍경이란 끝이 닿지 않는 그늘로 파고드는 골목길 서로를 느끼는 방정식이란 앞서거니 뒷서거니 저만치 떨어져 걸어야 한다 집착할수록 어둠만 넓어진다 Mil Besos - Giovanni Marrad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