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담 의 일상

처음에는 문득, 바람인줄 알았다

꽃담이 2016. 1. 24. 07:48































































































♪ Andre Rieu

  

 

 



11월이 가는 갈밭 길에서

 

 

               /김동규

 

 


처음에는 문득, 바람인줄 알았다
娼婦의 賣笑같은 까칠한 소리로
살과 살을 비벼대다 드러누운 몸짓...


바람 가는 길목을 지키고 섰다가
혼절하는 목소리로 제 허리를 꺾어
속대를 쥐어틀어 물기를 말리고
타오르는 들불의 꿈을 꾸며 잠이 든
늙은 갈대의 가쁜 숨소리


11월이 가는 갈밭 길에는,
빠른 걸음으로 노을이 오고
석양마다 숨이 멎던, 하루를 또 보듬으며
목젖까지 속울음 차오르던 소리를


처음에는 문득, 바람인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