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山河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 금산사 - Goran Bregovic, 'In the Death Car' Live in Sarajevo,

꽃담이 2016. 11. 18. 21:53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 마라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빚을 여는 아픔이 된다



 

    
    

Goran Bregovic

   'In the Death Car' Live in Sarajevo,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