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있는시

사랑 신고 - 문정희 / C'est La Vie / Chyi Yu

꽃담이 2017. 8. 24. 00:14
















































































































































                 비 오는 날 명옥헌 에서

 

 

 

 

 

 




사랑 신고

 

      / 문정희 



사랑은 자주 불법 위에 터를 닦고
행복은 무허가 주택이기 쉽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철거반이 오기도 전에
마치 유목인의 천막처럼
이내 빈 터만 남으니까

가끔 불법 유턴을 하여
위반과 비밀 위에 터를 닦지만
사랑을 신고할 서류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를 발명했는지도 모른다
오늘 밤 그런 생각을 해본다

사람들은 진실로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문득 이 도시의 모든 평화가 위조 같다
어떤 사랑으로 한번
장렬하게 추락할 수 있을까
맹목의 힘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볼까
사람들이 가끔
목젖을 떨며 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정한 사랑, 진정한 고통, 진정한 희망은
어떤 서류에도 기록되지 않는다
오늘 밤 그런 생각을 해본다




 
 C'est La Vie / Chyi 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