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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다
/ 정연복
세상의 모든 길은
어디론가 통하는 모양이다
사랑은 미움으로
기쁨은 슬픔으로
생명은 죽음으로
그 죽음은 다시 한 줌의 흙이 되어
새 생명의 分身으로
아무리 좋은 길이라도
가만히 머무르지 말라고
길 위에 멈추어 서는 생은
이미 생이 아니라고
작은 몸뚱이로
혼신의 날갯짓을 하여
허공을 가르며 나는
저 가벼운 새들
Mea Cul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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