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것처럼

숙소, 아침산책 길에서 - 강원, 평창

꽃담이 2017. 10. 24. 09:27





















































































 

 사람에게



       / 문정희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람, 너는 누구냐

밤하늘 가득 기어나온 별들의 체온에  

추운 몸을 기댄다

한 이름을 부른다


일찍이 광기와 불운을 사랑한 죄로 

나 시인이 되었지만   

내가 당도해야 할 허공은 어디인가 

허공을 뚫어 문 하나를 내고 싶다   

어느 곳도 완벽한 곳은 없었지만     

문이 없는 곳 또한 없었다


사람, 너는 누구냐 

나의 사랑, 나의 사막이여 

온몸의 혈맥을 짜서 시를 쓴다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별처럼 내밀한 촉감으로 

숨 쉬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 나는 아름다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