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 편지
/이해인
나는 모든 꽃을 흔드는 바람이에요.
당신도 꽃처럼 아름답게 흔들려 보세요.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믿음과 사랑의 길에서
나는 흔들리는 것을 많이 두려워하면서
살아온 것 같네요.
종종 흔들리기는 하되 쉽게
쓰러지지만 않으면 되는데 말이지요.
그렇게 순하게 아름답게 흔들리면서
이 가을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 가을엔 사람과 삶에 대한 그리움을
멈추지 않는 용기를 지니려고 합니다.
내 안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무어라 이름 지울 수 없는 빛깔입니다.
이제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어떤 빛깔일까요?
담백한 물빛? 은은한 달빛?
아니면 향기롭게 익어가는 탱자빛?
터질듯한 석류빛?
무슨 빛깔이라도 좋으니
아름답게 가꾸시고 행복하시고
제게도 좀 보내주실래요?
우리 모두 바람 속에
좀 더 넓어지고 좀 더 깊어져서
이 가을이 끝날 때 쯤 다시 만나요.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적우
1.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내리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아 ~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 버렸네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루 루루루 루루루 루루루 루루루루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2.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듯이 덧없이 사라진 다정한 그 목소리 아 ~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 버렸네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루 루루루 루루루 루루루 루루루루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적우(Red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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