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담 의 일상
어느 시골마을을 지나면서
꽃담이
2019. 1. 15. 11:09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 류시화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기 위해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간다.
어떤자는 울면서 웃는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울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