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山河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 김제 죽산 길

꽃담이 2019. 6. 14. 22:11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간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는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하고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류시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