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山河
시골 고택에 흐드러진 능소화
꽃담이
2019. 7. 3. 21:36
꽃밭에 물을 주는 것은
/ 김시천
꽃밭에 물을 주는 것은
단지 꽃들의 목마름을 위함이 아니다
꽃밭에 물을 주는 것은
우리 가슴에 물을 주는 일이며
잃어진 사랑을 기다림이며
우리 가슴에도 뿌리가 있음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작은사랑의 잔뿌리까지도
소중히 하려는 갸륵한 마음에서다
그러므로 그것은 고독한 일이며
꽃들이 함께 목을 적셔도
따로따로 피어나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 멀리서 그리워하며 서로의 가슴에
따로따로 물을 줄 일이다
꽃밭이 있어서 꽃들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들이 모여 피어 꽃밭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물을 주어
먼저 가꿀 일이다
먼저 꽃피고 난 후에야
꽃들의 선량한 웃음을 닮은
그만그만한 사랑도 나눌 일이다
그만그만한 그리움도 가질 일이다
Czardas - Werner Mü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