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山河

겨울의 문턱, 격자나무 앞 에서

꽃담이 2019. 11. 20. 05:32


























































겨울의 문턱


     / 임 인 규



서성이다가
망설이다가
끝내 들어서 버린 초로(初老)

허한 벌판에
우뚝 선 허새비처럼
허하고 허하구나!
지나온 인생사가

바람구멍 막을 길 없는 가슴
처음부터 마음이 없었으니
담을 둘 것도 없어라!
그저 그렇게 스쳐간 인생

침묵의 땅 밑에
물이 흐르는가?
동토(凍土)의 땅에
숨 돋는 기운이 흐르는가?
이제 지켜봐야 할 시간

그렇게 겨울은 오고 있다.
계절도 인생도
어느새 입동(立冬)이
장승처럼 버티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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