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것처럼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 담양호수 에서

꽃담이 2019. 12. 22. 20:32










































































저녁 무렵


       / 도종환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