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山河
겨울에 서 있는 폐선, 개화도
꽃담이
2020. 2. 22. 16:21
겨울에 서서
/ 임 인 규
맞바람 드센 벌판에 서면
아버지의 묵은 체취를 느낍니다.
사내의 삶이 나라를 구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감만 있지 않는 것을,
나름의 한생이 굵고 짧든 진지하게 살았다면
그것이 사내의 길이었음을,
쇳소리 드센 바람의 노래로 듣습니다.
양지 볕 토담 길옆에 웅크리고 앉으면
어머니의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토실토실 앙증맞은 내 새끼들
어미닭 병아리 품듯 여섯 남매 품어 앉고
울컥 이는 화병을 가슴에 간직하고 사신 평생
그래도 나는 행복하였노라고 임종 하실 땔
휘휘 초점 흐린 눈으로 희미한 웃음 웃으시던
그것이 어머니의 사랑이었음을
짧은 겨울햇빛에 따스함으로 품습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나 또한 삼남매 그렇게 커서
제짝 찾아 아버지 어머니의 길을 갈 것이니
겨울이 없다면 봄의 따스함을 느끼지 못할 것처럼
인생의 굴곡진 세월 매서운 시련이
그렇게 고마움의 쓴술이었음을
겨울에 서서 내 노래를 더합니다.
Lullabye -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