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것처럼
봄 꽃들의 수줍은 정점(頂點)
꽃담이
2020. 3. 18. 23:08
정점(頂點)
/ 나금숙
열 나흘 물오른 달이 터질 듯이 차오른다
자고 나면 하룻밤 다르게
탱탱볼 언저리에 공기가 빠져나간다
달이 삭아 간다
명멸하는 것들의 궤도를
나도 따라 간다
이제 꽃피우려는 이들의 두근거림,
만개해 본 이들의 쓸쓸함
그래도 끝은 공평하다
시간 따라 모두 다 점點. 멸滅.
아는 이들은 안다
만개보다 더욱 좋은
반만 벙그는 은밀함을.
활짝 핀 꽃무리 속
몇몇 봄꽃들의 잎도 없이 피는
수줍은 정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