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있는시
얼음 살갗 / 김종제
꽃담이
2021. 1. 13. 19:44













혀의
입술의
목구멍의
불구덩이 같은
뜨거운 감옥에서
벗어나기를 기다렸다
그렇다
나는 얼음을 기다려왔다
얼음장 같은 침묵이었으므로
빙하氷河의 몸이었으므로
내게 부딪히는 것은 그 무엇이라도
입이 쩍 달라붙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눈만 뜬 채
육신에 붙어있는 모든 것을
순식간에 닫아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 무엇의 뿌리까지 얼어붙어서
얼음의
십자가를 세우고
얼음의
부처를 않혀놓겠다는 것이다
비록 하루가 지나가기 전에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진다고 해도
얼음의 살갗으로
나의 천체天體를
정적뿐인
동면에 들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얼음의 세계는 고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