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것처럼

바람 불던 날, 유구 수국 길 / 공주

꽃담이 2022. 6. 24. 21:33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 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詩 : 지나간다 / 천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