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시월

 

 

          / 김낙필




임자없는 구절초 언덕에 산안개 자욱했네
그날 그 안개비속에 누가 있었을까
마을회관 뒷샛길 언덕에 오르면 작은 옹달샘도 하나
마른 풀물든 여인네가 얼굴 물든채 내려오고
뒤따라 허름한 사내하나 휘적휘적 내려오던 곳
시월 그믐밤이라 달도 별도 숨어버리고
안개밭 구절초 내음만 몸서리치게 뜨거웠네
안개도,여인도,사내도,구절초 향기도
시월이라 죄가없네
적막한 밤길 들꽃천지인 그 길따라
죄없는 두사람이 내려오고
시월 발자국이 내려오고
소쩍새 우는소리 내려오고
안개비는 내리는데
당산나무집 돌담위에 서리맞은 홍시가 달고
그해 시월그믐 밤 안개비는
그래서 시리고 뜨거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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