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 行
/ 이선식
나 이제
세월을 그냥 보내진 않으리
내게 왔다가는 세월
그가 비록 길손이라 할지라도
나 세월을 빈손으로 보내진 않으리
언제나 낯선 손님으로 찾아오는
그의 빈 지게에 푸성귀도 얹어주고
내 영혼의 햇살로 영근
햇나락 찧어 실어주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인색했던 나의 사랑
그의 등짐 위에 풀꽃처럼 꽂아주리
내게 왔다 텅 빈 소쿠리로 돌아가던,
내 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을 닮은, 세월
그 세월이 다시 오면
지나간 길손에 세간살이 다 내주고
아무것도 더는 줄 것이 없을 때
그땐
내 따라 나서서 먼길 길동무로
저 언덕을 함께 넘으리
' 향기가있는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완행열차 - 허영자 / 대전블르스 - 장사익 (0) | 2013.12.21 |
|---|---|
| 나무, 즐거운 전화 - 정일근 / 선운사 도솔산, 산행 (0) | 2013.12.19 |
| 우기의 배경 - 오명선 / 선운사 주변풍경 (0) | 2013.12.19 |
| 시소의 관계 - 이재무 / 들리브 - 오페라 (0) | 2013.12.17 |
| 님의침묵- 한용훈 / Tu Ne Sais Pas Aimor - Chanson (0) | 2013.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