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 박형준
내가 잠든 사이 울면서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여자처럼
어느 술집
한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거의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술잔을 손으로 만지기만 하던
그 여자처럼
투명한 소주잔에 비친 지문처럼
창문에 반짝이는
저 밤 빗소리
.
* 박형준시인
-1966년 전북 정읍 출생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家具의 힘]당선, 제15회 동서문학상, 2009년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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