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내 인생
/ 정끝별
속깊은 기침을 오래하더니
무엇이 터졌을까
명치 끝에 누르스름한 멍이 배어 나왔다
길가에 벌(罰)처럼 선 자작나무
저 속에는 무엇이 터졌길래
저리 흰빛이 배어 나오는 걸까
잎과 꽃 세상 모든 색들 다 버리고
해 달 별 세상 모든 빛들 제 속에 묻어 놓고
뼈만 솟은 서릿몸
신경줄까지 드러낸 저 헝큰 마음
언 땅에 비껴 깔리는 그림자 소슬히 데워 가며
제 명을 완성해 가는 겨울 자작나무
숯덩이가 된 폐가(肺家)하나 품고 있다
까치 한 마리 오래오래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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