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흔들리는 그대


 

            / 손옥희


           

     
물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내 안에도 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순한 마음 송두리 채 흔들어 놓고


칼날의 미소 풍기는


희미한 피안의 그대가 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대



그대를 쫓아


검은 음표 하나하나에도


세세하게 입맞춤하는 또 다른 나

고고하게 차려입고 햇볕 좋은 자리에


이름모를 풀 한 포기 바라보고 있는 나 뒤에


용암처럼 주체할 수 없는


바람을 일으키는 그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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