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녁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녁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는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Diamonds And Rust - Blackmore`s Night >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이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까지의

30cm밖에 안되는 거리입니다. 

그러나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하는데

평생이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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