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나무 / 나희덕
저 아카시아나무는 쓰러진 채로 십 년을 견뎠다
몇 번은 쓰러지면서 잡목 숲에 돌아온 나는 이제 쓰러진 나무의 향기와 살아 있는 나무의 향기를 함께 맡는다
쓰러진 아카시아를 제 몸으로 받아 낸 떡갈나무, 사람이 사람을 그처럼 오래 껴안을 수 있으랴
잡목 숲이 아름다운 건 두 나무가 기대어 선 각도 때문이다 아카시아에게로 굽어져 간 곡선 때문이다
아카시아의 죽음과 떡갈나무의 삶이 함께 피워 낸 저 연초록빛 소름, 십 년 전처럼 내 팔에도 소름이 돋는다
Vincent-Dana Winner .................................................................................................................................................................................................................................................................. |
'아름다운 山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름 피어나듯, 용담호 드라이브 길 에서 (0) | 2017.07.11 |
---|---|
운암 뜰, 기생초 (0) | 2017.07.02 |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 / 선국사, 남원 (0) | 2017.06.12 |
꽃진후 작은새 우네 / 만인의총, 남원 (0) | 2017.06.12 |
소나기에 가슴을 적신 사람이라면 알지, 광한루 냇가 (0) | 2017.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