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름 꽃


   / 이문재

 

눈동자 바로 보기는

아주 낯선 일이어서

그대와 마주 서는 일은

두렵고 또 두려운 일이어서

 

저기 뜨락에 핀 꽃

여름꽃을 보고 있다

어둠의 끝에서

몸을 활짝 열었던 아침꽃들

정오가 오기 전에

꽃잎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

안으로 돌아가 있다

해를 바로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어려워서 여름꽃은

꽃잎을 모아 합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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