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후일



        / 오세영 

 




먼 항구에 배를 대듯이
나 이제 아무데서나
쉬어야겠다.
동백꽃 없어도 좋으리,
해당화 없어도 좋으리,
흐린 수평선 너머 아득한 봄 하늘 다시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면……
먼 항구에 배를 대듯이
나 이제 아무나와
그리움 풀어야겠다.
갈매기 없어도 좋으리.
동박새 없어도 좋으리.
은빛 가물거리는 파도 너머 지는 노을 다시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면……
가까운 포구가 아니라
먼 항구에 배를 대듯이
먼 후일 먼 하늘에 배를 대듯이.

 

 


-시집『잠들지 못하는 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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