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포


                                                             / 신동엽


              

축축한 찬비는 주룩주룩 나리는데
찬 유리창에 이마를 기대이고
남색 외로운 창포만 바라본다.
빗줄기 속에 떠올랐다간 조용히 숨어 버리는
못 견디게 그리운 모습
혈맥을 타고 치밀어오는 애수 고독 적막
눈물이 조용히 뺨을 흘러나린다.
찢기운 이 마음 우수 짙은 빗줄기 속을 방황하는데
한결 저 꽃에서만 설레이는 이 가슴에
정다운 속삭임이
아아, 마구 뛰어나가 꽃잎이 이즈러지도록
입술에 부벼 보고 싶고나
미칠 듯이 넘치는 가슴에
힘껏 눌러보고 싶고나.






                                            
                                                      Graciela Susana - Adoro



' 향기가있는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 / 이 규 리  (0) 2019.07.17
담, 저 쪽에는 / 망해사   (0) 2019.07.10
꽃의 향기, 사람의 향기 - 이해인 / 운암 작약밭  (0) 2019.05.18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 조병화 / 용비지에서 만난 사람들  (0) 2019.05.15
사랑할 수 있을 때 - 용혜원 / 고산천 습지에서  (0) 2019.05.15

+ Recent posts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