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의 긴 어둠 

비바람 심히 몰아치면서, 나무는 

제 몸을 마구 흔들며 높이 소리하더니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더 푸르다

 

감당하지 못할 이파리들을 털어 버린 까닭이다

맑은 날 과분한 이파리를 매달고는 

참회는 어둠 속에서 가능한 것 

분에 넘치는 이파리를 떨어뜨렸다

 

제 몸의 무게만큼 감당하기 위해서

가끔은 저렇게 남모르게 흔들어 대는 나무

나도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 중에서

詩 ; 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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