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라고 늘 꽃 달고 있는 건 아니다.

삼백예순닷새 중 꽃 피우고 있는 날보다

빈 가지로 있는 날이 훨씬 더 많다.

행운목처럼 한 생에

겨우 몇번 꽃을 피우는 것들도 있다.

 

겨울 안개를 들판 끝으로 쓸러내는

나무들을 바라보다

나무는 빈 가지만으로도 아름답고

나무 그 자체로 존귀한 것임을

 

 

 

 

도종환님의 "부드러운 직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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