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生 / 김종제
生이
의심스러울 때
가을숲에 들어서라는 것이다
生이
궁금할 때
가을계곡에 빠져보라는 것이다
살갗속으로
순식간에 단풍들고
뼛속까지
눈감짝 할 사이에 투명해지면서
마침내 다음 生을 위해
뚝뚝 지는
허공의 낙엽을 보라는 것이다
점점 낮아지는
물의 바닥을 보라는 것이다
눈앞에 생생하게 드러나는 것이
가을 生이라
꽃의 살빛은 더욱 짙어지고
열매의 뼈대는 한층 단단해지므로
가을은
生의 껍질을 벗기기에
참으로 좋은 시간이다
'돌아올것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쯤, 裸木이 됐을 자작나무 숲 (0) | 2020.11.20 |
---|---|
사랑의 깊고 깊은 표현, 십자가 (0) | 2020.11.20 |
세상 만물의 이치가 다 그렀습니다 (0) | 2020.11.16 |
根性 (0) | 2020.11.14 |
악양면 평사리 뜰 2 (0) | 2020.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