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 안도현

 

 

 

한 번은 만났고
그 언제 어느 길목에서 만날 듯한
내 사랑을
그대라고 부른다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홀연히 떠나는 강물을
들녘에도 앉지 못하고 떠다니는 눈송이를
고향 등진 잡놈을 용서하는 밤 불빛을
찬물 먹으며 바라보는 새벽 거리를
그대라고 부른다
지금은 반쪼가리 땅
나의 별 나의 조국을
그대라고 부른다
이 세상을 이루는
보잘것없어 소중한 모든 이름들을
입 맞추며 쓰러지고 싶은
나 자신까지를
그대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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