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아름다운 山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처녀 제 오십니다 / 소양, 아원고택 (1) | 2023.03.17 |
---|---|
아원고택에서 만난 이이남작가 영상 (0) | 2023.03.16 |
3월, 치즈테마파크 / 임실 (0) | 2023.03.05 |
아름다운 것은 - 가족휴양림, 고산 (0) | 2023.03.03 |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고산 휴양림 (0) | 2023.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