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너는 여자
      / 강은교
      햇빛이 ‘바리움’처럼 쏟아지는 한낮 한 여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그 여자는 위험스레 지붕 끝을 걷고 있다 러닝셔츠를 탁탁 털어 허공에 쓰윽 문대기도 한다 여기서 보니 허공과 그 여자는 무척 가까워 보인다 그 여자의 일생이 달려와 거기 담요 옆에 펄럭인다 그 여자가 웃는다 그 여자의 웃음이 허공을 건너 햇빛을 건너 ‘바리움’처럼 우리의 살에 스며든다 어물거리는 바람, 어물거리는 구름들 그 여자는 이제 아기 원피스를 넌다 무용수처럼 발끝을 곧게 하고 서서 허공에 탁탁 털어 빨랫줄에 건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그 여자의 무용은 끝났다 그 여자는 뛰어간다 구름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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