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고결한 백합이 되고 싶었던
하얀 꽃대궁 하나

고운 햇살 가슴에 품고
향기롭게 꽃잎을 피우려 할 때
세상에 부는 매몰찬 바람은
이 몸을 자꾸 흔들어댄다

너덜너덜 찢기어진 육신
갈피를 잃고 긴 어둠의 터널에서
방황할 때
늘 그 자리에서
나의 바람막이가 되어준
저 푸른 소나무 한 그루

그래서
내 삶의 문양은
가을볕이 곱게 물든
자 산야의 꽃들처럼
그저 수수하단다



       詩 ; 봉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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