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길모퉁이에서 다시
그대를 만날 때 부족한 이 모습 그대로
어깨 한 쪽이 처진 기우뚱함 그대로 서 있어도


집착과 허욕이 빠져나간 자리로 인해
그러려니 하고 너그러이 보아주십시오


말수가 조금 줄어들었어도
그대와의 거리 때문이 아니란 걸
기억해 주십시오


날이 저물면 작약꽃도
붉은 몸을 천천히 닫으며
뿌리로 내려가지 않습니까

 

詩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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