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홀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이 아니다!

 

수고론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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