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잎 우산 같은 것에 대하여

 

     / 정윤천  

 

 

아직도 그런 게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토란잎

 

우산 같은 것에 대하여 한 번쯤은 이야기하고 갔으면 싶어지네

 

어느 수수롭던 바람의 길 모서리쯤이던가, 어쩌다 토란잎

우산과도 닮았던, 푸릇한 일순이 불쑥 떠올라주거나

흔들리기도 했던 날이 있었다네

 

그게 어디 우산이었겠느냐만, 어깨도 벌써 다 젖어버리고

이마에 찬 빗방울도 토닥였던 것이었지만, 토란잎 우산과도

같았던 것들이여, 그것들은 어쩌면 우리들이 이후로도 오래

견디며 살아가야 할 찌푸린 세월의 저쪽에다 치받아보았을,

그 중에서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았을, 한 잎의 까마득한

그리움일 수도 있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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