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와 초여름 이슬비는 이쯤 가까이 와 감꽃 떨어지는 감나무 그림자도 이쯤 가까이 와 가끔씩 어깨 부딪치며 천천히 걷는 연인들 바라보면 서로가 간절히 가까이 와 손 붙잡지 못해도 손이 손 뒤에 다가가다 멈추긴 해도 그 사이가 안 보이는 꽃이니, 드넓은 바다이니 휘어진 해변의 파도 소리 파도 소리 뉘우칠 일 있을 때 있더라도 새 연애는 꽃 진 자리에 초록이 떨리듯이 서로 가까이 좀 와 아무도 모르게 초여름 늦게 오는 저녁도 저녁 어둠이 훤하긴 하더라도 그속에서 서로 이쯤 가까이 와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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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장미를 전한다 그 붉은 향기 너에게 전한다 나를 잊고 잠든 밤에 네 방 가득 장미꽃 향기가 퍼지도록 우리 사랑하며 살자 짧은 생을 꿈꾸게 하자 다시 못 올 이 순간에 사랑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은가 잠시라 해도 눈 먼다 해도 그 기쁨에 빠져 볼 만하지 않은가 살아가며 가슴이 뛰는 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그 끝이 아픔이라 해도 두 팔을 벌려 너를 안으리 사랑하자 살아가며 우리 두 가슴 뜨겁게 만들자 네게 입을 맞추리라 아 그 입술은 얼마나 황홀한가 태양 아래 여린 꽃잎 더욱 붉게 물들어 가는구나 사랑과 미움 모두 가지고 바람 끝에 너의 전부를 맡기고 커져가는 너의 열망은 아득한 그 옛날의 초원을 그리고 있는가 그 끝이 아픔이라 해도 아름답게 피었구나 바람결에 꽃잎이 진대도 그 가슴은 뜨겁게 피고 진다.

 

네게 장미를 전한다 /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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