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 정일근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꽃이 피었다 지는 슬픔보다도

나무들이 바람에 우는 아픔보다도

슬프고 아픈 일이지만

사랑하며 기다리는 것

기다리며 눈물 훔치는 것이

내 사랑의 전부라 할지라도

그대 사랑하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라

흐르는 눈물 손 가락에 찍어

빈 손바닥 빼곡하게

뜨거운 그대 이름 적어 보느니

내 손금에 그대 이름 새겨질 때까지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의자에 앉아 사람을 기다렸던 시간보다

비어두었던 시간 더 많았으니

나는 꽃처럼 사랑하지 못했다

나는 꽃처럼 사랑에 답하지 못했다

 

 

 

........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