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치

 

 

 

          / 이종암

 

 

우주 어디로 가는 중인가

황금 반달

 

구월 반하늘에 떠 있는 반달을 보다

네게로 가는 마음 곧장 뻗고 뻗어

저 반달을 따다 네 가슴에

달아주고 싶다 문자를 보내니

 

어제는 소나무 가지에 있었는데

오늘은 내 가슴에 왔다고 하네

날마다 그 반달 브로치

바라보며 만지작대며 나는 잠드네

 

헛헛한 세상의 길 다 잠재우고

더는 다른 떠듦도 없이

빛나고 빛나는 브로치에 눈이 멀어

하늘의 반달

나는 이제 볼 수도 없겠네

 

 

―시집『몸꽃』애지, 2010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