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섬진강가에 자생으로 피어난 자운영 꽃밭에 몸을 던져놓고 노래 불러봅니다. 풀 냄새 피어나는 풀밭에 누워 즐거이 즐거이 노래 불러봅니다. 즐거이 즐거이 노래 부를수록 눈에서는 눈물이 샘솟습니다. 나는 그것을 내버려둡니다. 왜 즐겁게, 즐겁게 노래 부를수록, 마음은 하염없이 슬퍼지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자운영 꽃밭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요? 그래서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요? 꼭 그래서일까요? 아이들에게 눈물을 보이는 게 쑥스러워 나는 그만 자운영꽃 무더기 속에 내 얼굴을 콕 묻어버렸습니다. 나 죽어 이 세상에서 없어지면, 그 때 우리 아이들도 자운영 꽃밭에 얼굴을 묻고 제 아이들 몰래 울까 모르겠습니다. 제 엄마 자운영 꽃밭에 얼굴 묻고 울었던 때가 생각나 저희들도 그렇게 울까 모르겠습니다. 가난한 제 어미와 함께 놀았던 섬진강가에서의 한때가 못 견디게 그리워서, 그렇게 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운영 꽃밭은 예나 지금이나 너무 아름답고 그리고 너무 슬프군요.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오월 들녘으로 나가보세요. 거기 불붙는 슬픔이 당신의 가슴을 흔들어놓을 테니까요. 슬픔은 때로 저 자운영 꽃밭처럼 아름다운 것이기도 한 모양입니다그려.

 

 

 

 

                  공선옥 산문집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중에서

 

 

 

 

 

 

 

 










 

Sergei Trofanov / Album "Gypsy Passion

                                                                                                                                                                                                                                  

 

 

 

 

 

 

 

 

 

저도

어릴적

싱그러운 풀 냄새,

오월의 냄새를 맡으며

자운영 꽃 밭에 누워 본 적 이 있습니다

 

자주색 구름 꽃 밭 에 얼굴을 묻고 

꽃 냄새를 맡으며 놀긴 했지만

울 일 은 없었습니다

울줄은 몰랐습니다

 

 

철 이 없어서

오월의 들녘에

불붙는 슬픔이

가난한 가슴이 있는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슬픔은 때로 저 자운영 꽃밭처럼 아름다운 줄도 그때는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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