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옥
말수가 적은 江 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끔씩 어깨를 들썩인다.
짙푸른 산이 살며시 들어와 거꾸로 서 있고
하늘도 강의 넓은 품에 안겨 속삭인다.
고단한 풀들이 발을 담근 강가
포풀러나무 한 그루 파르르 떨 때마다
사금파리로 반짝이는 햇빛 부스러기들
지나던 흰 구름이 나뭇가지에 터억 발을 걸치고
무거운 몸 잠시 내려놓는 수면엔
지난밤 알을 깐 별들이 깨어나 반짝인다.
이 순진한 풍경에 끼어든 물새가
길게 길을 내며 지나가면
산그리매 저 혼자 오래도록 흔들리고
강에는 잔잔한 바람무늬 그려진다.
나도 조금씩 흔들리며 흘러간다.
Heaven Know
Charlie Landsbor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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