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그랬네.

땅 위에 금을 그으며

여기 넘어오면 안 돼, 넘어오면 죽는 거야, 하면서

네 편 내 편 서로 금을 밟지 않으려고

금 밖에서 빙글빙글 돌았던 적이 있었네.

나도 그랬네.

누군가 금만 그으면

여기에서 저기로 넘어가지 못하는 줄 알았네.

그날 밤 나와 너 사이에 그어진 금을

내 새끼손가락은 얼마나 넘어가고 싶었던가.

땅 위에 금을 그으며

여기는 내 집이야.

순금으로 지은 집으로 착각한 옛날도 있었네.

나도 너의 금이었을까.

넘어가서는 안 되는 국경처럼

머나먼 금기의 이역에서

깃발만 펄럭이고 있었을까.

한때는 너와 나

금 밖에서 서성거렸으나

이제는 금 안에서 금 밖을 기웃거리네.

지금 저 금 밖에서 우는 사람아

그곳은 금 밖이 아니고 금 안이라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금 안에서 우는 거라네.



                    - 詩 ; 신현락 -

 




 

 

 Mary Hamilton (아름다운 것들) - Joan Ba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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