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의 큰 괄호 안에서
/ 박 재 삼
꽃이나 잎은
아무리 아름답게 피어도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은 지고 만다.
그런데도 그 멸망을 알면서
연방 피어서는
야단으로 아우성을 지른다.
다시 보면 한정이 있기에
더 안쓰럽고
더 가녀린 것인데, 그러나
위태롭게, 아프게, 이 세상에
끝없이 충만해 있는 놀라움이여.
아, 사람도 그 영광이
물거품 같은 것인데도 잠시
허무의 큰 괄호 안에서 빛날 뿐이다.
djelem / Dorogi
'돌아올것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자욱한 문광저수지 / Charade - Stanley Black Orchestra (0) | 2018.11.06 |
---|---|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 담쟁이 - 일성농장, 안성 (0) | 2018.11.01 |
용소 - 강원도 인제 (0) | 2018.11.01 |
죽성드림성당 / 부산 (0) | 2018.09.15 |
사천교 야경 / albinoni adagio - trum·pet (0) | 2018.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