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란
한 生이
다른 한 生에게
生의 전부를 새겨넣는 일이므로
귀를 가까이 대면
뿌리의 숨쉬는 소리
흰꽃의 심장이 뛰는 소리
붉은 열매의 맥박이 뛰는 소리
몇 겹의 고치속에서
둥근 알속에서
가만 가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무늬는
손으로 쓴 독백이기도 하고
입술로 그려낸 대화일 수도 있다
또 시간이 지난 뒤에도
무늬는 죽지 않아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있다

 

 

    詩 ; 김종제

 

 

' 향기가있는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가는 모든 날들이 / 이 해인  (0) 2020.07.23
주홍빛 사랑, 능소화  (0) 2020.07.22
마음아  (0) 2020.07.21
유채이탈? 유채 물결?   (0) 2020.04.28
물 의 혓바닥 - 김종제 / Coincidir - Guadalupe Pineda  (0) 2020.04.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