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이라는 말을
오해하며 살았다
어떤 목숨에게 하루가 있으며
어떤 생명에게 몇 달이 있겠는가
나무 하나가 얼음을 뚫고
가지를 비틀며
꽃 피는데 평생을 보냈다
새 한 마리가 알을 깨뜨리고
둥지를 박차며
날개를 펼치는데 평생을 보냈다
물고기 한 마리
폭포를 뛰어오르며
지느러미 흔드는데 평생을 보냈다
당신이 나를 낳고
세상에 내보내는데 평생을 보냈다
어떤 목숨에게
찰나 같은 것이며
어떤 생명에게 겁 같은 것이겠는가
세월이 너무 길다고
평생이라는 말을 잊으며 살았다
오늘 한 순간이 평생이라서
몸 얹으며 사랑할 시간도 짧다

 

 

 

    詩 ; 김종제

 

 

 

 

'돌아올것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뱃길이 닫힌 포구  (0) 2021.03.02
폐선  (0) 2021.02.28
정신 없이 달려온 종착역, 12 월  (0) 2020.12.31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0) 2020.12.30
저물녘 공세리 성당  (0) 2020.12.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