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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집을 떠나서
다른 시골에 봄을 만났습니다
꿈은 이따금 봄바람을 따라서
아득한 옛 터에 이릅니다
지팡이는 푸르고 푸른 풀빛에 묻혀서,
그림자와 서로 따릅니다
길가에서
이름도 모르는 꽃을 보고서,
행여 근심을 잊을까 하고 앉았습니다
꽃송이에는
아침이슬이 아직 마르지 아니한가 하였더니,
아아..
나의 눈물이 떨어진 줄이야
꽃이 먼저 알았습니다
詩 ;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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