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 정소슬
흘러가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랴
서로 가슴 부비며 속살대는 자갈 소리
귀 대어 들어보지 않고서야
어찌 바다의 아픔을 말할 수 있으랴
모두 머리 풀어헤치고 온몸으로 일렁이는
해초들의 서러운 몸부림을
속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서야
어찌 바다의 속사정을 안다 할 수 있으랴
낮 내 해수에 젖어있던 바닷모래가
밤이 되면 별빛에 은빛 속사정을 늘어놓고
알알이 엎어져 우는모습을 보았는가
그도 한 때는 바위만큼 큰 꿈으로 살았지만
깨어지고 부서지고 자갈로 닳아
이제 가는 바람에도 흩날리는 몸이 되었으니
어찌 속절없이 흐르는 게
바닷물 만이라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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